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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일 앞에서 멈칫한다면, 이 앱들을 써보세요”

by 아벨주인장 2025. 6. 20.

‘해야 하는 줄은 아는데, 왜 난 또 미뤘을까’

할 일은 분명 있었다. 회의 준비, 설거지, 운동, 계좌 정리… 그중 뭐 하나 대단한 일은 아니었지만 이상하게 손이 안 갔다.

“내가 지금 꼭 해야 해?” “좀 이따 하지 뭐.” “이건 급한 건 아니잖아.” 머릿속에서 이런 말들이 떠돌면 나는 결국 핸드폰을 열고 유튜브나 인스타를 켰다.

시간은 금방 흘렀고 해야 했던 일은 그대로 남았다. 마음 한구석이 무거워진 건 말할 것도 없고, 스스로에 대한 작지만 날카로운 자책이 따라왔다.

그래서 결심했다. ‘내 의지를 믿지 말자. 대신 시스템을 만들어 보자.’

그 선택 이후로, 나는 ‘미루기’ 대신 ‘도와주는 앱’을 선택하게 되었다. 사람은 약하지만 좋은 도구는 단단하다. 오늘은 내가 실제로 사용하면서 진짜 효과 봤던 ‘미루기 방지 앱 3가지’를 상황별로 정리해서 소개해볼까 한다.

1. 글쓰기 싫은 사람도, 습관을 만들 수 있다 – Daylio

나는 매일 일기를 쓰겠다고 다짐만 20번은 했다. 그런데 항상 3일을 못 넘겼다. 이유는 단순했다 – 귀찮아서.

퇴근하고 지친 몸으로 노트 앱을 켜고 그날 있었던 일을 적는 건 생각보다 에너지가 많이 드는 일이었다. ‘나중에 몰아서 써야지’ 했고, 그러다 잊혔다. 그렇게 습관은 무너졌다.

그러다 알게 된 앱이 Daylio다.

이 앱은 신기하게도 ‘글을 쓰지 않아도 하루를 기록하게 만든다.’ 딱 두 단계면 끝난다.

  1. 감정을 선택한다. (예: 행복, 보통, 피곤, 불안 등)
  2. 무엇을 했는지 활동을 체크한다. (예: 운동, 독서, 쇼핑, 야근 등)

이렇게만 해도 ‘하루 기록’이 완성된다. 말 그대로 ‘초간단 일기’다. 그리고 가장 놀라운 건, 이게 쌓이면 **패턴이 보인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나는 ‘운동한 날은 항상 기분이 좋았다’는 걸 감정 통계를 통해 알게 됐고, 반대로 ‘늦게 잔 날은 다음 날 대부분 불안하거나 무기력했다’는 것도 데이터로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런 식으로, 감정과 행동 사이의 관계를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게 Daylio의 가장 강력한 기능이다.

그리고 이걸 보고 나면, 이상하게도 ‘내일도 한번 써볼까’ 하는 마음이 생긴다. 글을 쓰지 않아도 되니 부담이 없고, 짧게라도 꾸준히 쌓인다.

나는 Daylio를 아침에 하루 예측용, 밤엔 하루 정리용으로 나눠 쓰고 있다.

예: 아침: “오늘은 활기찼다 → 운동/집중/출근” 밤: “보통 → 회식/야근/피곤”

이렇게 하루를 앞뒤로 한 줄씩 기록하면 **의식적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마무리하는 감각**이 생긴다. 이건 나처럼 하루가 ‘무의식적으로 흘러가는 사람’에게는 생각보다 큰 변화였다.

📌 Daylio의 실용 팁

  • 감정 라벨을 내 식대로 수정할 수 있다 (예: ‘보통’ → ‘무미건조함’으로 바꾸기)
  • 활동 항목도 직접 커스터마이징 가능
  • 1일 1기록 미션 알림으로 습관 유도
  • 기록이 누적되면 통계/차트 기능이 시각적으로 제공됨

📍 주의할 점: - 처음에는 ‘이게 뭐지?’ 싶을 정도로 간단해서 별 효과가 없을 것처럼 느껴질 수 있음. - 하지만 일주일만 꾸준히 써보면 ‘왜 이걸 하는지’ 몸으로 느껴진다.

Daylio는 단순한 일기 앱이 아니라 내 하루의 감정을 돌아보고, 작은 루틴을 만들게 해주는 감정 기반 생산성 도구다.

2. 해야 할 일을 꺼내 보여주는 기술 – TickTick

“오늘 뭐하지?”보다 무서운 말은 “오늘 뭘 안 하고 지나쳤지?”다.

예전의 나는 매일 해야 할 일을 머릿속에만 넣고 다녔다. 간단한 할 일이니 굳이 적을 필요 없다고 생각했지만, 그건 착각이었다.

머릿속에서 굴러다니는 할 일은 정리가 안 되다 보니 순서도 없고, 중요도도 흐릿하고, 결국은 자꾸 미뤄졌다.

그러다 알게 된 앱이 TickTick. 처음엔 단순한 할 일 목록(To-Do) 앱이겠거니 싶었지만, 사용할수록 ‘생산성 툴’이라는 게 이런 거구나 싶을 정도로 시스템이 좋았다.

이 앱의 핵심은 ‘할 일을 꺼내서 보여주는 힘’이다. 그냥 적어두는 게 아니라, 시간별, 카테고리별, 루틴별로 내게 가장 적절한 방식으로 할 일을 끄집어내 준다.

📌 내가 TickTick을 쓰는 방식

  1. 카테고리 별로 나눠서 기록 - ‘개인’, ‘업무’, ‘루틴’, ‘에너지 필요’ 항목으로 나눔 - 이렇게 분리하니 혼란이 줄어듦
  2. 시간 블록을 만들어 배치 - 아침 8~9시: 운동 - 점심 직후: 회의 정리 - 밤 10시: 하루 마무리 - 이런 식으로 미리 시간에 할 일을 ‘넣는’ 습관이 생김
  3. 반복 설정으로 습관화 - 매일 아침 ‘마실 물 준비’ - 매주 금요일 ‘지출 정리’ - 앱이 자동으로 알려주니 까먹을 틈이 없음

처음엔 번거롭게 느껴졌지만, 이게 일단 패턴을 만들고 나면 ‘내가 뭘 안 하고 있는지’를 명확하게 보여줘서 그 자체가 미루기 방지가 된다.

그리고 TickTick이 좋은 이유는 ‘위젯’이 강력하다.
홈 화면에 오늘 할 일을 띄워놓으면 앱을 열지 않아도 계속 노출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우선순위에 따라 움직이게 된다.

📍 추가 기능들 (하지만 간단하게)

  • 포모도로 타이머 내장 – 집중력 유지에 도움
  • 목표별 태그 설정 가능 – ‘이번 주 완료 목표’처럼 트래킹 가능
  • 간단한 칸반보드 시각화도 가능

TickTick은 그냥 ‘해야 할 일 목록’을 만드는 앱이 아니라, 해야 할 일을 일정에 맞게 ‘끌어내고 보여주는 앱’이다. 할 일을 기억하고 실행까지 이끌어주는 미루기 방지의 두 번째 도구로, 꽤 강력하다.

3. 한 그루의 나무가 내 하루를 바꾼다 – Forest

“딱 10분만.” “이거 하나만 보고.” 그렇게 시작된 내 스마트폰은 끝없이 이어지는 탐색의 늪이었다.

메일 확인하다 유튜브 보고, 인스타 들어갔다가, 갑자기 온라인 쇼핑앱을 켜는 나.

처음엔 일하려던 의지였는데, 손은 이미 다른 세계에 빠져 있었다.

그때 만난 앱이 바로 Forest였다.

이 앱의 구조는 단순하다. 일정 시간 동안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으면 화면 속에 나무 한 그루가 자란다.

하지만 이 단순함이 엄청난 차이를 만든다.

📌 Forest의 작동 방식

  1. 앱을 켠다
  2. 집중하고 싶은 시간을 설정한다 (예: 25분)
  3. 타이머가 시작되면, 스마트폰 사용 불가
  4. 시간을 채우면 예쁜 나무가 자란다

만약 중간에 스마트폰을 사용하면? 그 나무는 말라죽는다. 시각적으로 ‘실패’를 보여준다.

이게 꽤 충격이다. 그냥 할 일을 미루는 게 아니라 눈앞에서 ‘무언가를 망친다’는 감정이 강한 동기로 작용한다.

나도 처음엔 장난처럼 시작했지만 어느 순간 ‘숲을 모으는 재미’에 빠졌고, 시간 단위로 집중하는 게 습관이 되기 시작했다.

특히 포모도로(25분 집중 + 5분 휴식) 방식과 연동하면 효과는 배가 된다.

📍 Forest의 장점

  • 시각적 동기 부여 – 성취가 눈에 보인다
  • 시간 기록 – 하루 몇 시간 집중했는지 확인 가능
  • 현실 기부 연계 – 실제 나무 심는 프로젝트와 연결 가능

📍 단점도 있다

  • 앱을 완전히 막는 건 아니므로, 의지가 약하면 회피 가능
  • 장시간 연속 작업엔 타이머 재설정이 필요

하지만 이런 단점에도 불구하고 Forest는 내게 “짧지만 확실한 집중”을 선물했다.

지금도 글을 쓰기 전, 나는 Forest에 25분을 설정하고 핸드폰을 엎어놓는다. 그리고 나무 하나를 자라게 하며 나 자신과 약속을 지킨다.

그 작은 나무가 ‘나는 해냈다’는 감각을 남긴다. 이건 단순한 앱이 아닌, 집중의 루틴, 습관의 시각화다.

미루는 걸 줄이는 건, 결국 나를 아끼는 일이다

Daylio는 ‘내 감정을 돌아보게’ 해줬고, TickTick은 ‘할 일을 체계적으로 꺼내 보여줬으며’, Forest는 ‘짧은 시간에도 집중하게 만들었다’.

세 앱 모두 기능은 달랐지만 궁극적으로는 ‘내가 나를 관리할 수 있게’ 해줬다.

미루는 걸 줄이기 위한 정답은 하나가 아니다. 글을 쓰는 게 부담된다면 Daylio, 정리를 좋아한다면 TickTick, 의지보다 시각적 동기가 필요하다면 Forest.

중요한 건, 의지를 강하게 다짐하는 것보다 나에게 맞는 도구를 하나라도 곁에 두는 것.

오늘 하루, 당신의 습관을 바꾸는 가장 작은 도구 하나를 선택해보자.
그 변화는 생각보다 빠르게 다가올지도 모른다.